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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사람 이병수, 고신대학교 제 10대 신임총장으로

*지면 기사의 실물 편집은 본 기사 아랫쪽에 첨부된 pdf파일을 클릭하시면 볼 수 있습니다*

영도의 대표적인 사학, 고신대학교의 신임총장은 영도사람 이병수 교수로 선임됐다. 

 


지난 6월 13일, 영도 고신대학교에서 제 10대 이병수 총장 취임식이 열렸다. 

 

고신대학교는 대한예수교 장로회 고신 교단에서 세운 대표적인 미션스쿨로서, 영도에 본관을 두고 서구에 의예과를 두었으며 충남 천안에 고려신학대학원을 두고 있다. 고신대학교의 학교법인 대한예수교 장로회 총회 고려학원은 성경에 기초한 개혁주의 신학과 장로회 헌법 및 대한민국 교육이념에 따라 목사와 교회 및 국가 사회 지도자 양성에 사회적 가치를 둔 종합대학교이다. 

 

이 총장은 취임사에서 ‘열정’과 ‘책임감’ 그리고 ‘균형감각’ 세 가지를 강조했다. 

 

이 총장은 “부산의 외진 곳, 부산의 끄트머리이자 귀퉁이 같은 이 곳에 와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로 취임사를 시작했다. 그는 “코람 데오(Coram Deo: 하나님 앞에서)의 교훈을 받들어 열정을 가지고 거룩하고 정직하고 투명하게 학교 운영을 하겠다”면서 “진리와 정의가 함께하는 고신의 교육 공동체로 만들고, 고신대학교-신학대학원-복음병원 및 총회가 하나되는 공동체로 만들기 위해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이 총장은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 시를 인용하며 “고신대학교 앞에 놓인 현재 벽과 같은 상황에서도 서두르지 않고 오르는 담쟁이처럼, 담쟁이 잎 하나가 수천 잎을 이끌고 벽을 오르듯이 벽을 넘어 서겠다”며 “진리를 추구하는 전당으로서의 대학의 역할도 함께하면서 존폐를 걱정하지 않는 상인정신을 두루 갖추는 균형감각을 가지며, 힘과 좋은 의미의 권리를 가지는 총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 총장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대학 △국제와 및 세계화에 기여하는 글로벌 인재 양성의 요람 △전국 지역대학과 손잡고 만드는 대학도시 특별법 제정 등의 과업을 설정하고 세계 선교 중심의 교육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 총장은 고신대학교 신학과 학사, 고려신학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친 후 미국 리폼드 신학대학원에서 조직신학 석사를 거쳐 선교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신대학교 입학관리처장을 역임했으며, 전인건강학회 공동회장, 국제투명성기구 부산지역공동대표, 부산장애인총연합회 고문직을 역임했다. 현재는 기독교 윤리실천운동본부 부산지부 자문위원, 부산 YMCA 이사, 영도 교육혁신운동본부 상임대표, 국제교육문화포럼 상임대표, 국제다문화사회연구소장, 부·울·경 이주민네트워크 상임대표 등을 맡아 지역사회에서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는 사회운동가이기도 하다.

 

이 총장의 취임 소식에 지역에서도 반기는 분위기다. 고신대 동문이라고 밝힌 40대 주 모씨는 “영도 지역 사회에서 크고 작은 일에 도움을 주셨던 분”이라며 “고신 동문의 한 사람으로서 영도사람, 이병수 총장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이병수 총장 취임사 -
                           
오늘 이 자리에 서게 된 것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입니다. 
고신대학교 총장으로 부름을 받게 된 것은 저 개인에게 무한한 영광이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특히 오늘 취임식에 참석한 한 분 한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프랑스의 철학자 자크 데리다는 “어떤 나라에서는 집안에 맞이하는 이방인은 하루 동안 신이다”라고 했습니다. 멀리 수도권에서 매우 바쁘신 가운데 취임식에 참석해 주신 여러분들을 저는 ‘신’과 같이 모시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한국의 대표적 시인 정현종도 그의 시 “방문객”에서 “사람이 온다는 건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여러분 한분 한분이 오늘 저에게는 어마어마한 분입니다. 

 

첫째, 저는 이 환대의 정신으로 고신대를 지원하는 학생 한명, 한명에게 “어마어마한” 분으로 “한 사람의 일생”이 오는 것으로 맞이하겠습니다.  인간 존중 정신으로 학생을 대하겠습니다. 
목숨을 내 놓을 자세로 고신대 총장의 직무를 수행할 것이며, 고신대의 모든 교직원이 그런 자세를 임하도록 장려할 것입니다. 학생이 없으면 학교의 존재 이유도 있을 수 없기 학생에게 고객 감동 수준으로 그들을 사랑하고 섬기겠습니다. 

 

둘째, 저는 고신대학교의 표어 코람데오(Coram Deo) 정신 ‘하나님 앞에서’ 청렴 경영으로 학교를 운영하겠습니다. 
우리 사회가 많이 청렴해졌지만 아직도 어두운 곳이 있기에 새로 선출된 일꾼은 청렴을 수령의 본래의 직무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수년 전 모 대학 병원에서 약품 리베이트 사건으로 몇몇 의사들이 검찰 조사를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부산지역 대학병원 의사들이 많이 연루되는 매우 참담하고 부끄러운 일이 있었습니다. 만약 의사, 제약회사와 그곳에 기생하는 부패와 악의 카르텔이 있었다고 한다면 썩은 곳을 도려내는 강력한 응징이 있어야 했습니다. 그 당시 관련자를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단호한 대처를 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과거의 잘못을 단죄하지 않는 것은 미래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것입니다.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저는 부정부패에 대한 단죄와 함께 청렴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셋째, 진리에 대한 열정으로 고신대학교를 이끌어 가겠습니다. 특히 억울한 일을 당하는 사람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프랑스의 행동하는 지식인 에밀 졸라가 억울한 누명으로 위험에 처한 유대인 드레퓌스를 구한 것처럼 진실을 밝히는 공동체의 지도자가 되겠습니다. 
“대통령 각하, 저는 진실을 말하겠습니다. 저는 역사의 공범자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만일 제가 공범자가 된다면, 앞으로 제가 보낼 밤들은 유령이 가득한 밤이 될 겁니다. 대통령 각하, 정직하게 살아온 한 시민으로서 솟구치는 분노와 더불어 온몸으로 제가 이 진실을 외치는 것은 바로 당신을 향해서입니다. 저는 명예로운 당신이 진실을 알고도 외면하지는 않았으리라고 확신합니다.” 
에밀 졸라가 1898년 발표한 격문 ‘나는 고발한다!’의 일부입니다. 졸라는 이 격문을 통해 독일 간첩누명을 쓰고 투옥됐던 유대인 드레퓌스 대위가 무죄임을 격정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저는 고신대학교 공동체 안에 억울한 사람이 한 사람이 없도록 진리와 정의의 공동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셋째, 저에게 주어진 권위와 힘을 가지고 소외된 자, 힘없는 자를 위해 사용하겠습니다. 이것이 고신대의 코람데오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는 “바르게 사용되기만 한다면 권력은 잘못은 없다. 최선의 권력은 정의가 요구하는 바를 실행하는 사람이요, 최선의 정의는 사랑에 위배되는 것을 바로 잡는 권력이다.”라고 했습니다. 이 권력을 힘없고 가난한 약한 자,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와 장애인 등 가장 소외된 자를 섬기는 것으로 사용하도록 우리 학생들을 교육하겠습니다. 이것이 ‘바보 의사’ 장기려 박사 정신이고 고신의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넷째, 균형감각을 가진 지도가자 되겠습니다. 
 균형감각의 중요성을 오늘날 대학의 경영자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이 진리의 공동체이면서 시대의 변화에 얼마나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가 특히 지방대학이 직면한 재정적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면 대학은 무너질 수밖에 없기에 진리를 추구하는 ‘선비 정신’과 재정을 잘 모금할 수 있는 ‘상인 정신’의 균형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균형감각을 가지고 오늘날 대학이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능히 극복하고 시대의 변화와 물결의 파도를 잘 타는 지도자가 되겠습니다. 
저는 고신대학교를 20년 내지 50년 이후를 준비하여 반석위에 세워 놓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앞에 놓여 있는 현실은 녹록하지 않고 엄청난 도전과 역경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만, 저는  도종환의 〈담쟁이〉의 시에 나오는 그 정신으로 도저히 넘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한계와 벽들을 넘겠습니다.  

 

"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다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

감사합니다.